성서의 거울 앞에

2018/ 6/ 3 성령강림후 2주

ViaNegaTiva 2018. 6. 2. 22:15

본문 - 로마서 8:1 ~ 11


https://youtu.be/5HLFIN1ewj0 = '클릭' 하시면 설교영상을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 맺혀진 '열매'





1

지나는 평야를 보니 어느새 부지런한 농부들이 땀흘려 모내기를 마친 곳이 눈에 보입니다 땅을 일구고 가꾸는 이들의 수고는 참으로 대단합니다 이들의 수고는 씨앗을 뿌리거나 모를 심는 것으로 끝이 나질 않습니다 이 수고는 뙤약볕이 쏟아지는 한 여름에도, 태풍이 몰아 칠 때에도, 가뭄이 일때에도 멈추어지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수고와 돌봄의 끝에서야 가을 걷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처럼 수고를 다하여도 그것만으로, 결실을 거두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농부에 의해서 논에 모가 심기워지면 그때부터 벼 이삭이 맺히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심기워진 모가 땅에 뿌리를 잘 내리고 양분을 잘 흡수하는 것입니다

심기워진 작은 모가 온 힘을 다해 자라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대견하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가을 걷이의 때까지는 멀기만 합니다 바람도 불고, 기근도, 병충해도 위태로운 일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열매를 맺기까지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이것이야 말로 기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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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기적같은 하루 하루가 우리들의 삶입니다

매일이, 또한 신앙의 하루를 잘 걸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여전히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와, 다양한 신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돈을, 명예를, 세상의 가치를 결국 자기 자신을 신으로 여기며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몸부림 치며 살아갑니다

우리들의 삶 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도 어려움은 여전할 뿐더러, 지난주에 말씀드렸듯 시험도 찾아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한 채, 세상을 좇으며 살던 우리가 그 동기가 어떠하든, 어느날 찾아온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접한 이후, 주님을 따르기로 결심하였고, 오늘도 이 예배의 자리에 나와 주님앞에 섰습니다 


그러니 주님을 믿는다는 것은 내 인생을 압도하고, 이끌어가는 ‘주인’을 바꾸는 것과도 같습니다 나의 삶을 이끌어가는 힘 - 물질, 기호, 정치, 종교, 이념, 혹은 내면의 두려움, 가치관 등 - 즉,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면서 부러워하고 본질과 정체를 생각해보지 못한 채 그것을 얻기 위해 앞만 보고 달음박질 치던 걸음을 멈추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와 관계 없이,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우리의 주인은 예수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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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또한 예수를 믿는 것은, 주인을 바꾸는 것이니, 최종적으로는 ‘나’ 또한 나의 주인 일 수 없습니다 내가 주인되는 것을 예수님이 주인되시게 하는 것을 성경은 ‘자기부인’이라고 합니다 

자기 부인은 육신을 따라 사는 것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하는 우리가 추구하던 것들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땅에 숨쉬고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내가 살아있는 한은 이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세상의 모든 종교가 탐욕과 욕망의 지배 당하지 않고 자유를 경험하기 위해 이러한 자기 부인을 추구합니다하지만 말씀드렸듯 우리 스스로는 ‘자기부인’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배고픔 앞에서 일어나는 탐욕은 억제할 수는 있어도, 그 본능 마져 지워낼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부인을 한다는 것은 ‘자기기만’일 뿐입니다

 ‘자기부인’을 하려면 할 수록 힘이 들고 실패하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무력감으로 지쳐 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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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예수를 믿는 것, 신앙생활을 하는 것, '거룩한 삶'이란  ‘극기’를 해 나가는 삶이 아닙니다 예수를 믿는 것은 ‘복음’ 기쁜 소식을 날마다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신앙의 길이 자신을 몰아 세우고 고통을 경험하는 것이라면 우리 영혼이 거기에서 어떻게 진정한 기쁨을 맛볼 수 있겠습니까 ?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 사랑하는 제자들을 향한 마지막 설교에서 (요한 15:5) 자신을 포도나무로, 아버지는 농부로, 우리는 가지라고 빗대어 말씀해 주셨는데, 가지는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열매를 많이 맺지만, 그렇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열매’란 무엇일까요 ? 열매는 나무의 존재이유와 목적이며, 나무 자체이기도 합니다 또한 열매는 그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를 정의합니다 

보통의 경우, 열매는 가지 끝에 맺히게 됩니다 그렇다면 가지의 사명은 무엇일까요 ? 

가지의 사명은 열매를 맺는데에 있지 않습니다 ! 

열매는 가지에 맺히는 것이지만,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정작 가지가 아닌 뿌리와 줄기입니다 나무 자체가 온 힘을 다해 양분을 빨아들이고, 그것을 가지로 보내주어야만 가지에 열매가 맺는 것이지요

나무에만 붙어 있으면 가지 끝까지 나무가 빨아 올린 양분이 흘러,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결국에는 꽃이 피고, 열매가 맺게 됩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습니다 내 삶에 열매를 맺히고 말겠다고 하는, 자기 부인을 뛰어 넘어야만 합니다 꽃을 피워내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나무에 매달려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을 따르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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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 신앙의 길은 나를 부인하고 나를 억누르며 사는 것이 아닌, 우리 주님을 더욱 사랑하고, 주님을 좇으며 따라 사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무에 매달려 있는 삶, 예수 그리스도안에 거하는 삶입니다 예수 안에 거하도록 인도하는 것이 바로, 성령입니다 성령은 우리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도록 도우시고, 우리안에서 우리가 주님안에 접붙여 있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증거해주십니다  (요일 3:21) 이제부터 뿌리로 부터 올라오는 양분을 먹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십니다 


예수를 따르는 것, 예수를 믿는 것은 기쁨이요, 환희이며, 자유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주심으로 얻게 되는 선물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이루어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 매어 있는 이들, 주님을 따르며 사는 이들이 맛볼 기쁨을 좇아 나아가도록 하시는 복된 삶의 길입니다 이 길을 좇아가면, 포도나무에 매달려 있기만 하면, 뿌리가 공급해 주는 양분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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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성령이 우리 안에서 이루시는 이 넘치는 첫 기쁨은 무엇일까요 ?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 ‘정죄’함이 결코 없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나의 구원자로 믿고, 그리고 ! 주 안에 있을 때 ‘정죄’받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과거의 죄의 책임으로부터, 장래의 죄의 유혹으로부터도 정죄당하지 않는 자유가 우리 안에 있습니다 사탄도, 죽음도 우리를 정죄할 수 없으며, 하나님의 심판으로부터도 우리는 자유합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을 때 !

그것이 무엇입니까 ? 예수 그리스도를 좇으며 살고 있을 때, 예수님의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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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안에 머무는 것은, 가지가 포도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 만큼 쉬워보이지는 않습니다 

아픔, 상처, 실패, 좌절, 열등감, 불안, 비교의식, 자신에 대한 실망등 다양한 내적 혼란이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또한 먹고 사는 삶의 문제 역시 그닥 여유롭지 않습니다 주님안에 매달려 있어보려고 하지만 내 영혼을 뒤 흔드는 폭풍은 멈추질 않습니다 평온한 순간, 작은 것에도 만족할 수 있던 바로 그 때 우리의 영혼을 온통 뒤 엎는 시험과 싸우며 주님을 붙들고, 주안에 머무는 것은 혹독한 아픔으로 경험될 수도 있습니다 ( * 그런데 실상은 이 또한 자기 부인의 대상입니다 )

그때 마다 우리 영혼에 들려오는 정죄의 소리가 있습니다 ‘너는 않된다’,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네게는 주님을 믿는 믿음이 없다'


우리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

나무가 우리를 붙잡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

성령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안에 머물도록 도우십니다 


비록 넘어질 수도 있고, 스러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과 정죄로부터 자유합니다 ! 우리는 주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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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음, 즉 주님이 우리를 붙들고 계심을, 우리의 번민과 고통의 자리에서도 주님의 자녀임을 입증해 주시는 것이 바로 ‘성령의 역사’이며 열매입니다 

아직은 어떤 나무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지 못하였고, 형편없는 모양,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 됨됨이 일 수도 있습니다 이 열매가 어떤 나무의 열매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나를 떨쳐내려고, 이겨내려고하는 자기 부인에 천착함을 뛰어 넘으십시오 


그리고 ! 성령의 증언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성령이 우리안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고 계십니다 ! 우리를 예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도록 돕고 계십니다 어떻게 하면 주님을 좇을까에 마음을 쏟으십시오 하지 못한 것, 할 수 없는 것이 아닌, 성령이 도우심으로 용기를 내어 해야할 것, 할 수 있는 것을 좇으며 살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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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은 우리 안에서, 이미 열매를 맺으셨습니다 !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의 손이 결코 나를 포기하지 않으심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주님을 사랑하고, 사랑함으로 그 길을 좇으며 살아가는 데에까지 사랑의 수고와 믿음의 행동으로 살아내십시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성령께서 연약한 우리를 도우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