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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에서 만나는 '안식일'성서의 거울 앞에 2016. 4. 26. 11:43
월, 화, 수, 목, 금, 토... 그리고 만나는 주일
목회자로서 '주일'에 대한 감회와 부담은 남다릅니다
부담이라 한다면, 드려지는 예배가 공허하게 흩어지지 아니하고 하나님이 중심에 경험되어지는 예배에 대한 마땅한 책임이 이유일 것입니다
가나안 교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요즈음...
반대로 왠만한 방송국의 시설 보다 더 세련되고 화려해져만 가는 대형교회의 예배 실황의 간극에 서 있는 자그마한 개척교회 목사에게 '예배'는 여전한 숙제입니다
참여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지 않고, 하나님 앞에 서는 거룩한 경험이 예배가 될 수 있다면 오늘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이 빈약한 영적 주소는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 여전히 뒷맛이 좋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교회가 그러한 것처럼 외쳐지는 '주일성수'에 대한 강박증 때문입니다
건강한? 교회들이라면 성도들의 주일 예배 참석에 예민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예배의 자리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우리 교회 현장에서는 '예배 = 주일 성수'라는 공식이 의심할 여지 없는 분명한 자리를 공고히 해왔습니다
대체 무엇 때문에 하나님은 '안식'하셨고,
또 무엇 때문에 우리에게 '안식'하라 하셨는지에 대한 통찰 없이 우리는 안식일을 '주일 성수'라는 틀 속에서만 경험해오고 있습니다
목사로서의 자리가 주는 부담감, 그리고 편협한 판단일 수 있으나,
교회입장에서 볼 때 결국 주일 성수의 '강박증'은 교회 출석과 유지라는 측면이 불러 일으킨 결과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주일 성수가 목적이 아닌, 무엇을 위해 주일을 지키는가? 라는 질문이 먼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에스겔 20장에서 안식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도움을 받게 됩니다
에스겔 20장은 유다의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예언이 중심 내용입니다 그런데 에스겔의 입을 통해 선포되어지는 하나님의 심판 메시지의 중심에 등장하는 것이 바로 '안식'에 대한 유다의 불순종입니다 12, 20, 22절을 눈여겨 읽어보면 좋을 듯 싶습니다
12절 - '또 내가 그들을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줄 알게 하려고 내 안식일을 주어 그들과 나 사이에 표징을 삼았노라'
20, 22절도 그렇고 결국 안식일은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깨닫게 되어지는 날이며, 그 날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함에 거할 수 있게 된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
안식일의 핵심은 '거룩함'인 셈이지요 그렇다면 '거룩함'은 또 무엇일까요? 세련된 옷을 차려입고, 경건한 모습으로 드리는 모습을 말하는 것일까요 ? 그것도 아니면 우리들이 강조하고 있는 '주일 성수'가 그것일까요 ?
성서기자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감동으로 기록된 '안식'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입니까 ?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되면서부터 이스라엘에는 소유의 차별이 일어나게 됩니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차이 말입니다 이미 가나안 정착 초기부터 이스라엘 안에 땅을 매개로 한 주인과 그에게 종속되어 있는 종이 있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주인의 입장에서는 하루도 쉼 없이 종을 부리고 싶을 것입니다 그의 부는 늘어갈 것이며, 부가 늘어날 수록 그에게 속한 종들은 자유를 빼앗기겠지요 뭐 이런 모습은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 더 치열하기만 합니다 쉼 없는 노동에 치이는 근로자들, 입에 풀칠하기 위해, 먹고 살기 위해, 주일도 노동에 강요당해야하는 현실 말입니다 부유한 이들에 의해 짓밟히는 가난한 이들의 현실이 보입니다
성서기자는 바로 그러한 삶의 현장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안식'을 해석해 낸 것입니다
만유의 주인되시는 창조주께서도 '안식'하셨다 !!!
하나님이 안식하셨으니 땅의 주인들도 안식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속한 이들 모두 '안식'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안식'은 하나님 나라의 사람 존중의 법이며, 하나님 나라의 경제원리입니다
안식은 평화이며, 안식은 하나님 앞에 선 모든 사람의 평등을 말합니다
안식을 통해 우리는 비로서 참 사람의 모습을 회복해 갈 수 있게 됩니다 사회의 부속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 우리 각 사람이 우리와 함께 '안식'하시는 하나님과 더불어 비로서 '참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됩니다
주일에 예배의 자리에 함께 모이는 것, 고용주와 근로자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행복한 자와 슬픔에 갇혀 있는 모두가 하나님 앞에 모여서는 것이 안식일의 시작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됨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됨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하나되도록 인도해냅니다
그러므로 예배의 자리는 원칙적으로 의무에 따르거나 감성적 경험의 자리가 되어서는 않됩니다 위로나 만족을 위한 자리가 되어서도 않됩니다
예배의 자리야 말로 관념이나 감성이 아닌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와 연합하고 있음을 깨닫고 확인하는 실재의 자리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니 그 감동의 자리를 찾게 됩니다 그것이 주일을 지키는 이들의 자리입니다 주일 성수는 월요일부터 주일까지의 모든 삶의 자리에 우리가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경험하고 그 경험과 체험을 이웃과 공유할 수 있는 매일의 날이어야만 합니다
내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과 평화하고 평등한 삶의 자리를 살아낸 주님의 사람들에게 '주일 성수'는 하늘의 상급으로 경험되어집니다
P.s: '미르바 던'이라 하는 여성신학자가 있습니다 꽤 섬세하고 깊은 영성을 지닌 신학자로 좋아합니다
그가 예배에 대하여 쓴 '고귀한 시간 낭비'라는 책과 '안식' 이라는 책을 한번 쯤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두 책 모두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요지는 간단합니다
우리의 예배의 삶과 예배가 가득한 일상의 생활속에 '하나님'을 중심을 둔다면 우리는 언제나 무한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그분안에서 무수한 가능성, 한없는 하나님의 지원, 그리고 깊은 사랑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점입니다
그리고 미르바 던은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자 하는 예배야 말로 무한하신 하나님을 추구하는 '고귀한' 시간 낭비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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