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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주현후 마지막 주일성서의 거울 앞에 2017. 2. 26. 13:12
2017 / 2/ 26 주현후 마지막 주 / 변화주일
본문 - 마태복음 17:1 ~ 9
https://youtu.be/8DRmoQjziZY = '클릭'하시면 설교영상을 나누실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 앞에 놓여있는 것'
▲ Raphael. Altarpiece: The Transfiguration. Rome. Vatican. Picture Gallery. (lower section painted by Giulio Romano after Raphael’s death). 라파엘의 제단화 : 그리스도의 변용. 로마, 바티칸, 미술관 (아래 부분 라파엘 사후 줄리오 로마노가 색칠)
1
오늘은 교회력상 예수그리스도의 주현후 마지막 주일이며, 변화주일로 불리우는 주일입니다
변화주일은 오늘 성서일과에 의해 주어진 본문 마태복음 17장 본문의 사건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주님은 베드로, 요한, 야고보 이렇게 세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산으로 오르셨습니다
본문은 특별히 이 산을 오르신 날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엿새 후에… ‘
언제로부터 엿새 후일까요 ? 본문과 평행본문인 마가복음 9장 2절에도 동일하게 ‘엿새 후에’ 라는 말로 시작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선 1절과 8장 사건을 보면 6일 전에 있던 사건이 바로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베드로가 예수님을 향해 ‘주는 그리스도이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라고 고백했던 신앙 고백의 사건이 있던 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베드로의 신앙고백은 단순히 제자의 말 한마디 이상의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바로 그 고백이 ‘교회’의 기초가 되었고, 주님이 이 고백위에 당신의 교회를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교회란 주님에 대한 바른 고백을 기초로 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많이 모여있어도 고백되는 주님이 다르다면 같은 교회일 수 없습니다
2
바로 그 육일 뒤에 예수는 산에 오르셨습니다
본문의 사건은 매우 단순합니다 2절을 보니 산에 오르신 주님의 얼굴이 해 같이 빛나고 옷이 빛과 같이 희어졌다고 합니다 지금 제자들은 정말 놀라운 사건을 목격하고 있는 셈입니다 시내산에 올라 하나님을 뵙고 내려오던 모세의 얼굴이 광채가 났다고 하는 것과 동일한 사건입니다
지금 주님에게서 모세에게서 보았던 그 빛이 제자들앞에 드러났습니다 그 빛은 무엇이었을까요 ?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쉽게 말해, 하나님이 함께 하심에 대한 증거를 보았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제자들은 변화산에서 광채에 휩쌓인 주님 모습에 압도 당해버렸습니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영광의 빛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황홀함에서 벗어날 수도, 벗어나기도 싫었습니다
그러니 이곳에 초막 셋을 짓고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우리도 어디 여행을 가서 아름다움에 압도 당하면 으레 이곳에 초가집이라도 짓고 살고 싶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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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왜 산에 오르셨을까요 ? 산이 가져다 주는 의미가 특별합니다 산은 지금이 자리와 구별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늘상 시름하고, 고민하고 괴로워하며 악다구니 처럼 부딪쳐야하는 삶의 지평에서 벗어난 자리, 매우 이질적인 공간입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 초대교회의 기틀을 세웠던 수제자들입니다 주님을 12명의 제자들 중에 특별히 이들을 택해서 산에 오르셨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하였던 세상, 이전에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주님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베드로의 신앙고백에 이어진 산위에서의 변화된 주님의 모습과의 사이에 대채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
본문의 사건뒤에 펼쳐진 복음서의 전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님과 제자들 일행은 특별한 어려움이나 비난, 핍박 없는 여행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변화산에서의 이 사건을 뒤로 이들에게는 십자가라고 하는 길 위에 펼쳐진 고난과 핍박, 견디기 어려운 힘든 사건이 이어집니다
사람들로부터 우러름을 받는 주님과 더불어, 하나님의 메시아가 이루실 나라를 꿈꾸며 걷는 길은 유쾌한 여행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됩니다 그 여행은 스승 예수의 죽음을 향한 길이며, 그 길은 결국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이 함께 겪어야만 하는 운명적인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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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산에서 내려오자 그들을 기다렸던 것은 무엇입니까 ? 14절 이후의 단락에 산 아래에서 벌어진 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 이야기 속에선 귀신들린 한 아이를 고쳐내지 못하고 망신당하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제 제자들은 예수님 없이 예수님이 감당하셨던 길을 걸어가야합니다 귀신들린 이들에게서 귀신을 내어 좇고, 병든 자를 고쳐주며, 억눌린 자, 닫힌 자들을 자유케 해주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 길이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기도 하고, 예수에게 그랬던 것처럼 핍박과 환란의 칼을 들이밀 수도 있습니다
그 길은 눈대중으로 예수를 바라본 정도로 흉내내서는 걸을 수 없는 길입니다
마가복음 9장 29절에서 주님은 기도외에는 이런 류가 나갈 수 없다고 하셨던 대목을 보면, 이제 산 아래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삶은 기도 없이는 걸을 수 없고, 기도 없이는 감당할 수 없는 길입니다
기도 없이 갈 수 없는 길이 어떤 길일까요 ?
세상적인 보통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걸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길이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한 길입니다
기도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은 당장 눈 앞에 굶주림과 고통과 아픔에 압도당하여도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의 길입니다 그러니 세상적 가능성이 모두 무너진 길입니다
바로 그런 길이 제자들을 기다리는 운명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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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주님은 그들을 데리고 산에 오르셨던 것이었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기다리는 길위에 서셨던 주님이, 산에 오르시자 변화되어 행복한 십자가의 길을 걸어내실 수 있으셨음을 기억해보십시오
산위에 오름은 기도 즉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도우심을 확인하고 붙잡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나를 돕고 계심을 경험하는 자리입니다 그 뒤에 주님은 산을 내려와 십자가를 향하여 내 달리시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시고 난 이후, 남은 제자들은 어찌해야할까요 ?
신념과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스승을 잃은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핍밥 앞에서 그들이 어떻게 그 길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 귀신 들린 아이를 온통 저항할 수 없는 죽음으로 끌고가는 귀신처럼 제자들을 끌고 갈 세상앞에서 주님의 길, 십자가의 길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역시 기도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마태복음에는 아이에게서 귀신을 좇아 낼 수 있는 능력이 기도라는 말은 나오지 않고, ‘믿음’ 이 없었기 때문이라고만 합니다 그러니 제자들이 십자가의 길을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믿음의 기도인 셈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간구와 기도는 무너진 현실에서 드러납니다 무너진 현실앞에서 우리는 입으로는 기도하지만 한편으로 믿음없음의 현실을 바라보는 연약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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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필요한 것인 하나님의 살아계심에 대한 확신의 경험입니다 지금 주님은 당신의 뒤, 처절한 십자가의 길을 감당하고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이시라는 교회를 지켜내야하는 제자들에게 당신안에 하나님의 영광이 거하였음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경험하는 기억을 만들어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오늘 이 변화산에서의 경험이 예수의 제자들이 목숨을 걸고 당신의 교회를 지켜내는 믿음으로 이어졌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그리스도인 모두가 걸어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그러나 또한 십자가의 길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길은 아닙니다
우리는 연약합니다
우리는 믿음이 없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현실앞에 헛되이 부서지는 허무일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걷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나의 노력과 결단이 아닌, 하늘의 채움입니다 하나님 살아계심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십자가의 길이 놓인 곳에 무엇이 보이십니까 ? 고난과 환란과 핍박만이 보이십니까 ? 아니면 오늘 내 삶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채움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의 경험이 보이십니까 ?
이 암담한 현실에서 뚜벅뚜벅 걸어내야하는 십자가의 길 !
그 길을 이끌어가시기 위해, 우리의 무릎이 꺽여지지 않도록 하시기 위해 오늘도 주님은 성령으로 우리 안에 함께 하시며 우리를 변화시켜가고 계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그 주님을 놓치지 마십시오 생명은 보려하는 자에게만 보이듯, 우리 삶을 이끄시는 하나님의 함께 하심은, 온 맘을 다해 주님의 뜻대로 사람에게만 보이는 법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있을 때에야 비로서 우리는 ‘주는 그리스도이시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는 참된 신앙의 고백위에 주님의 교회를 세우고 십자가의 길을 따를 수 있게 됩니다
우리를 산위로 데리고 가시는 주님을 보십시오 산 아래에서 산 위의 영광까지, 그리고 다시 산 아래에도 함께 하신 주님이 우리와도 함께 하십니다
산 아래로, 또 다시 산 아래로 우리를 이끄시는 주님과 동행하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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