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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오시는 주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2016. 4. 23. 09:13
2016/ 04/ 22 저녁 금요기도회가 시작되기 전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한주가 열심히 땀흘리며 뛰었던 동녘교회 청년들입니다 벌써 한 주가 끝났다는 신호입니다
그런데 불쑥 한 녀석이 목양실로 들어와 앉더니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몇달 전 가정에서 독립해서 홀로 자취하고 있는 친구인데, 어린 강아지 한 마리를 분양받은 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습니다
워낙에 까다로운 종인데다가, 이 녀석이 강아지를 어떻게 돌봐야하는지에 대한 지식도 없이 덜컥 데리고 온 바람에 병치레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장에서 상품용으로 다루던 녀석이라 그런지, 2주밖에는 않되었는데 거의 매일 병원신세인데다가, 이번 한주는 아에 입원해 있습니다
벌써 이번주만 입원비로 하루에 5만원씩 30~40만원이 훌쩍 넘어 친구에게 돈을 빌리기로 했다는군요
이야기하고 있는 녀석이 기특해보입니다 동물 병원의사가 환불하라고 강력하게? 권유하였다고 하는데도, 아픈 녀석을 어떻게 돌려보내냐는 겝니다
물론 미숙한 손길에 강아지에게는 떠나보내는 것이 더 이로울 수도 있겠지만....
찾아온 생명을 포기할 수 없어, 눈물을 흘리고, 생명의 주되시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는 녀석의 마음이 이뻐보입니다
그런데, 정작 마음을 흔든 감동 이야기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병원에 가보니 손가락 두 마디도 않되는 다리에 그 보다 더긴 주사바늘을 꼽아 놓고, 바늘이 꺽이지 않게 하기 위해 다리를 칭칭 감아두었더랍니다
고개 떨구고 누워있던 녀석이, 청년이 나타나자 제 부모 만난 아이처럼 낑낑거리면서 바둥 바둥... 어떻게 해서든 다가오려 애쓰더랍니다
어찌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르겠다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니, 정확히는 안타까운 마음을 풀어 놓는 그 녀석을 보면서 조용하지만 큰 울림으로 울컥하고 올라오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바둥 바둥 거리면서 어떻게해서든 제 주인에게 나아가려는 강아지에게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네 신세를 비추어봅니다
제 잘난 맛에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가, 막상 넘어지고, 다치고, 깨지고, 제 혼자 힘으로는 더 이상 어찌할 수 없게 된 때에가 되서야 비로서 '하나님'을 찾는 우리들 말입니다
그나마 주인에게 더 가까이 가려고 발버둥치는 강아지가 문제앞에서 주님을 떠나고 마는 우리들 보다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강아지 참 행복한 녀석입니다 생면부지! 누군가의 돈벌이 수단으로 태어나 병치레하다 죽을 수 밖에 없는 불쌍한 녀석이건만,
그런 녀석을 포기할 수 없다고, 자신을 희생해가며 찾아가 있는 주인이 있으니 말입니다 강아지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저 혼자라는 두려움과 불안속에서 아픔과 싸우고 있었겠지만, 언제나 주인이 그 곁에 찾아가 책임지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과 주님 사이를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숱한 문제앞에서 넘어지고 쓰러질 때 마다 혼자라는 두려움 앞에 좌절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나보다 더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프지 마라'고, '너는 행복하라고', '너는 복 받는 존재가 되라고' '제발 잘 살아달라고...' 어찌할 바 모르는 몸부림치시는 주님이 우리를 찾아와 계신다는 것 말이지요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생명의 주인이, 단 한 순간도 우리를 포기해 본 적 없으신 그분이, 우리들 있는 그 어디라도 찾아와주시는 그분이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아파도, 상처입어도, 볼품없어도, 아무것도 잘 난 것 없어도 괜찮습니다
버둥 거리는 걸음이라도 주인에게 돌아가려는 그 마음 하나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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