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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19 성령강림절 5번째 주일성서의 거울 앞에 2016. 6. 19. 18:30
2016/ 6/ 19 성령강림절 5번째 주일
본문 - 로마서 8:12 ~ 25 (* 구약 창세기 28:11 ~ 3a , 28:20 ~ 21 )
"그러므로 .... "
https://youtu.be/5fhHtKwkK-c <- 링크를 클릭하시면 설교 영상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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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주 우리는 창세기안에 들어있는 드라마와도 같은 야곱과 에서의 형제 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형에게서 장자권을 빼앗았던 야곱! 막상 장자권을 손에 거머쥔 그에게 다가온 것은 복이 아닌, 형의 분노와 함께 찾아온 죽음의 위협이었습니다
마치 치명적인 독이 든 성배처럼 장자권의 달콤함은 매섭고 아픈 고통으로 먼저 찾아옵니다 애당초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취하니 찾아온 부작용? 일까요 ?
여하튼 야곱은 형의 노여움을 피하여 하란땅으로 쫓겨갑니다 똑같은 여행이라도 모르는 길을 찾아갈 때가 돌아올 때보다 더 힘든 것처럼, 도망하는 자의 여행만큼 고독하고 피곤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고독한 여행길에 지친 야곱이 해가 떨어진 사막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때 돌을 베게 삼고 잠을 자던 야곱이 이상한 꿈을 꾸게 됩니다 창세기 28:11~13a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와 그 사다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천사들의 모습,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의 앞에 등장하십니다 지치고 곤한 야곱앞에 찾아오신 하나님의 말씀은 “나는 여호와다. 나는 네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 네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있던 야곱의 눈에 벅찬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이 낯선 사막에서, 그것도 고향을 등지고 도망쳐야하는 비참한 가운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믿었던 하나님, 아니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고난의 자리에서 마다 뜨겁게 만나주셨던 그 하나님을 눈으로 보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눈물 나는 일이 있겠습니까 ?
2
하나님을 꿈에서 만난 야곱은 하나님으로부터 아브라함에게 하셨던 복을 받게 됩니다 창세기의 저자는 야곱이 에서에게서 장자권을 빼앗은 때가 아니라, 바로 이 사건을 경험한 이후에야 아브라함과 이삭의 대를 잇는 진정한 언약의 계승자가 되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도망자였던 야곱이 그의 모략과 그의 투쟁과 방법으로가 아닌 하나님을 만난 이후에 진정한 장자가 된 것입니다
야곱은 잠에서 깬 이후에 ‘지금, 여기에’ 계신 하나님께 압도당했습니다 그는 온통 경외감에 휩쌓였습니다 자신이 치열한 고독 가운데 누워있던 그 자리가 바로 하나님이 계신 곳이었습니다 자신이 눈물 뿌리고 있던 그 자리가, 자신이 죽음의 두려움에 짓눌려있던 그곳이, 온통 패배감과 상실감에 휩쌓였던 그곳이 바로 하나님이 계시는 자리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참으로 신기하지요 ? 성경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사람들의 상황은 늘 ‘떠남’의 자리에서 시작되었고, ‘고독’함 가운데에서 이루어졌으니 말입니다 떠남이라는 말은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말입니다 떠남이란 집착의 끈을 끊어낸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붙잡고 있던 것들, 자신이 기대하고, 안정감을 누리던 것들, 의지하던 것들,, 만족하고 있던 것들, 혹은 붙잡으려 몸부림치던 모든 것들로부터 떠날 때, 우리는 혼자 남겨져있다는 고독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 지금 내 손에 있던 것들이 나를 떠나버렸거나 내가 떠나온 자리가 있다면, 그리고 세상 무엇도 기댈 것없는 것처럼 고독하시다면 바로 지금 그 자리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자리임을 믿으시고, 믿음의 눈으로 하나님을 바라보실 수 있기를 빕니다 무언가로부터 떠날 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고, 누군가로부터 멀어졌을 때 하나님과 더욱 가까이할 수 있음을 기억하실 수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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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것은 꿈에서 하나님을 뵈었던 야곱은 하나님께 약속을 드립니다 28:20~21 입니다 ‘나와 함께 하시며 나를 지키시고 평안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신다면~ 여호와께서 내 하나님이 되시고, 기둥으로 세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되고, 소유의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서원이었습니다
야곱의 맹세에는 앞에 조건이 붙어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약~ 한다면, 그리하면 ~ 나역시 ~ 하겠습니다~ 라는 조건입니다 형 에서에게 하였던 그의 행동이 하나님앞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형이 먼저 장자권을 준다면 나도 죽을 주겠다~ 는 그 말 기억나십니까 ? 야곱은 손해보는 일은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제것을 먼저 주거나, 제것을 포기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어찌보면 수에 능하고 약삭빠릅니다 그런 그의 기질이 하나님 앞에서도 드러났습니다
하나님이 해주시면 나도 하겠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면 나도 드리겠습니다라는 식입니다 따지고 보면 야곱이 하나님께 하겠다는 것은 모두 본래 당연한 것들입니다 하나님이 무엇을 해주시지 않으셔도 하나님이심이 변할 수 없습니다 야곱이 돌을 세우지 않아도 그 어디나 하나님의 계신 곳입니다 십분의 일은 본래 야곱의 것이 아닙니다 야곱이 내게 주신 모든 것의~ 라고 말했지요 ? 그렇습니다 본래 하나님 것입니다 그러니 야곱은 지금 하나님의 것을 가지고 하나님과 흥정하고 있습니다 봉이 김선달 같은 사람입니다…
4
야곱은 사막의 고독을 경험했던 사람입니다 비록 도망자의 신분으로 의도하지 않았던 고독이기는 했지만 하나님은 그러한 야곱을 놓치지 않으셨고, 마침내 그와 언약을 맺는 자리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야곱은 여전했습니다 라헬을 얻기 위해 14년을 하란에서 보내면서 삼촌을 상대로 교묘한 재산 싸움을 벌여갑니다 그는 삼촌의 집에서도 여전히 셈하는데에 능숙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게 된 극적인 사건이후에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그의 마음은, 그의 삶은 박탈감속에서, 상실감속에서, 남의 것을 가지고 자신을 채워야만 하는 갈등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독을 회피하려고 떠나지 않으려고 사람들 속에서 몸부림 치면 칠 수록 그의 삶은 피해해가기만 합니다
실제로 야곱이 하나님을 믿은 것은 사실이지만 에서와 거래하던 그의 습관은, 하나님과 흥정하려던 그의 기질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이 기질이 변화되는데에만 무려 30년이 지나갑니다 과거와 달라진 것 없는 삶을 살다가 그의 딸 디나가 세감에서 겁탈을 당한 후, 그의 아들들이 복수에 불타 살인자가 된 이후에야 그의 서원은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들의 신앙의 싸이클도 대체로 이와 다르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간구는 늘 조건 없는 헌신이나, 조건없는 드림에 어색합니다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해주시면, 내 문제를 해결해 주시면, 나를 조금 평안하게 해주시면이라는 조건이 꼭 따라옵니다 그리고 이후에 하나님앞에 드리는 약속도 모두 하나님의 것을 가지고 하는 흥정들입니다 마치 하나님께 선심을 쓰는 것처럼 합니다
난 무척 바쁜 사람이지만 특별히 시간을 내어드리겠습니다 무척 아까운 것이지만 특별히 하나님께만 드리겠습니다 내것이지만 하나님께만 이만큼 봉헌하겠습니다 … 여러분이 드리시겠다고 약속드린 것이 본래 누구의 것이었습니까 ?
예수 믿고 구원받아 하나님 자녀되었으니 분명 밭은 바뀌었는데, 여전히 우리 밭에는 삐죽 삐죽 가라지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주님을 위해서라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내 조건이 앞서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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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에게 있던 30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 지금 나와 함께 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발견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것들로부터 떠나는 시간이었고, 고독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평생 고독 가운데 살아갔습니다 후일 그는 사랑하는 아내도 떠나보내고, 사랑하던 아들 요셉도 잃어버립니다 그의 남은 여생은 떠나모가 고독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는 점점 하나님과 가까워집니다
마치 불이난 건물 난간에 매달려 있는 사람이 손을 놓아야만 구조대의 안전망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것처럼 그의 손이 놓아질 수록 그는 하나님께 익숙해져만 갔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습니까 ?
오늘 함께 읽은 로마서 본문의 시작을 다시 읽어보십시오 12~13절입니다
이 말씀을 스쳐읽으면 단순히 우리의 영적 삶을 향한 강요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12절의 시작에 주목해서 보아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그러므로’라고 하는 하나의 접속사입니다 ‘그러므로’는 바로 앞까지 이어지는 8장 1~11절까지 모두와 12절 이후를 연결해줍니다
바울은 그 앞에서 끊임없이 나를 살리는 것은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소리쳐 외치고 있습니다 죄와 사망의 법 아래 갇혀 있는 나를 해방시켜주는 것도, 나의 이성이나 의지, 율법도 아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아니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삶은 생명의 영이신 성령께서 살려주시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바울의 외침은 “육신대로 살지 않고 몸의 행실을 죽이며 거룩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모든 것은 ~ 그리스도 예수의 성령이 우리 생명을 살리시고, 그의 일하심이 우리를 변화시켜주시고, 그의 함께 하심이 우리를 세워주시니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12절 이후에 변화되어지는 그리스도인들의 수많은 모습들을 먼저 담아 내려고 몸부림치지 마시고, 먼저 “그러므로”라고 말하는 바울의 외침을 들으셔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즉 ‘성령이 도우실 것이므로’ 네 힘으로 가라지를 이기려 하지 말고 성령안에 머물라는 바울의 외침이 들리십니까 ?
성령이 우리 안에서 우리를 살아있도록, 우리를 변화되어지도록 숱한 욕망의 두려움속에서 절규하듯 외치고 계신 음성이 들리십니까 ? 그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며, 그 음성에 마음을 집중하는 이안에서 성령은 역사하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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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8장 오늘 본문의 끝자락 입니다 24 ~ 25절을 다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우리는 성령을 힘입어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는 자녀들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도 받지만, 성령을 힘입어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도 받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늘의 저와 여러분을 붙들고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을 보고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내일을 바라보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야곱 이야기가 전해주는 것이 무엇입니까 ?
야곱이 그 치열한 기질을 버리지 못하고 방황하던 때에도, 사막 한복판에서 하나님을 만나고도 하나님과 흥정하고 계산하던 때에도, 삼촌 라반의 집에서 14년간 삼촌과 재산을 두고 치열한 투쟁을 일삼을 때에도 주님이 그와 동행하신 이유는,
바로 그때 그가 잘나서가 아니었음을 기억하십시오 하나님과 흥정하려던 그 때에도 30년이 지나 마침내 ‘오늘, 여기’에 계신 하나님을 누리며 살아가는 그를 기억?하시고 그를 믿어주시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 하나님이 오늘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그가 우리 안에서 우리의 삶을 이끌고 계심을 믿으십시오
‘그러므로’ !
보이지 않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바라보십시오
‘때문에’ !
우리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 때문에 우리의 내일은 세워져갈 것입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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