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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10 성령강림후 8주
    성서의 거울 앞에 2016. 7. 10. 18:25


    2016/ 7/ 10  성령강림후 8주



    https://youtu.be/M_4hHRKmWO8     <------- 클릭하시면 예배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문 - 창세기 37:22 ~ 28     '이유 있는 요셉의 침묵'




    1 

    살아가면서, 제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

    아마도 할 말 다하고 사는 사람 별로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저마다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답답한 일들은 또 얼마나 많고, 고통스럽고 안타까운 사연은, 게다가 억울한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그 이야기들을 꺼내 놓을 수 있다고 하면 아마도 그의 살아온 시간 만큼이나 크고 무거운 무게감에 기가 질리고 말 것입니다

    밤을 세우고 낮을 지세우기를 아무리 되풀이 한들, 한 사람 몫의 살아온 이야기는 다 풀어 놓을 수가 없을터이니, 몇 줄의 글이나, 몇 마디의 이야기로 한 사람의 삶을 풀어낸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인 셈입니다


    어찌어찌해서 이야기를 풀어 낼 마당이 펼쳐져서, 제 하고 싶은 말 다 풀어 놓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결국은 바라는대로, 원하는대로, 말한 대로 되지 않는 세상임을 알고 있으니 지레 입을 다무는 경우도 있을 터이고,

    내 이야기를 풀어 놓으려 힘주고 나서다, 도리어 다른 사람의 가슴안에 시퍼렇게 맺혀져있는 상처와 아픔의 무게가 너무 큰 탓에 괜시리 미안하고 민망하여 입을 다물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오늘 우리는 하고 싶은 말, 억울한 말, 아쉬운 말 다 못하며 체념하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경우라고 해도 제 말 못하는 사정은 그의 삶이 눌려있다는 말이며, 그 만큼 깊은 생채기가 남은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할 말을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하늘이 눌려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 버성기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이 온통 이런 말 못하는 사람들만 가득한 세상 살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더욱이 제 말을 제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입을 가로막아 버리는 세상입니다

    아픈 사람이 아프다고 말하면 핀잔을 받고, 고통 당하는 사람의 눈물을 타박하기도 합니다 힘 없는 사람의 통곡을 외면하고 슬픈 사람의 가슴의 응어리를 풀어 놓는 것을 들어줄 여유도 없는 ‘우리’ 입니다 


    2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사실 힘 있는 사람이나, 힘 없는 사람이나 결국은 저보다 큰 힘 앞에서 늘 말 못하는 인생입니다

    부유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나 결국은 늘 상대적으로 헐 벗고, 가난한 인생이니 말 못하고 살아갑니다

    이렇게 두고 보니,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그닥 낙관적이거나,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온통 아픔 가득한 삶을 운명론에 묶여서 체념하 듯 살아내야하는 인생이 가혹해 보이기도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창조는 풍성하며 기쁨과 자유가 충만하였다고 그리고 있는데, 이건 무엇이 잘 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된 셈입니다


    죄가 가져다 주는 인생의 이야기들은 늘 상 이런 식입니다 괜찮은 삶이라는 착각속에서 마주치는 가혹한 현실앞에 할말 못하며 살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네 사람살이의 실체입니다


    성경안에는 이런 사람의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성경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와 무언가 다른 존재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떠한 시련이 닥쳐와도 너끈히 이겨낼 수 있는 영웅적인 인물이나, 초인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이들입니다 우리와 똑같은 삶의 자리에서 우리와 똑같은 아픔을 경험하는 사람들, 아픔이 몰려오면 한 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가녀리고 불쌍한 인생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어디가서 하소연도 할 수 없을 만큼 비루한 사람들… 제 할말 다 못하며 아픔을 꾹꾹 눌러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3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무엇하며 살아가야하는지 모르는 실수투성이 인생의 이야기입니다 야곱은 또 어떻습니까 ? 태어날때부터 차별과 아픔과 상처를 안고 태어났습니다 다윗의 생은 어떤가요 ? 한 집안에서 부모와 형제들에게 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왕에게 쫓김받고, 자식에게 배신당하는 천덕구러기입니다 다니엘은 조국의 패망속에서 침략국에서 살아가야했던 포로의 이야기입니다 

    베드로, 요한, 예수님의 제자들은요 ? 그들이 살아내던 삶의 자리는 배고픔과 좌절과 무엇으로도 풀어낼 수 없는 식민지 패배국 백성들로서 경험해야만 하는 절망의 시대였습니다 


    어찌보면 오늘 우리들 보다 할 말이 없는, 비참하고 참담한 삶의 자리를 살아낸 그들의 이야기를 성경은 가득 담아두고 있습니다 성경은 그들의 삶의 자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눈감아 버리지도 않습니다 

    도리어 성경은 자유를 박탈당하고 할말 못하며 살아가는 참담한 인생을 포기하시지 않은 하나님께로 시선을 옮겨줌으로서, 어떻게 할 말 못하며 사는 인생이, 역사를 뛰어넘어서 끊임없이 외치는 사람들의 삶으로 바뀌게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4

    세상에는 여전히 큰 소리치며 할 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자기 잘난 이야기에 바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다지 큰 소리칠 만한 모습은 보인지 않습니다 자기 욕망에 취해 살면서도, 내 옆에 있는 이들의 땀과 아픔을 터잡아 살고 있으면서도 큰 소리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늘 거칠고 투박합니다 

    분 수레가 요란하다지요 ? 입이 있어도 조용해야할 사람들의 목소리는 내용없이 터덜터덜 빈 수레처럼 시끄럽기만 하고, 도리어 말해야 할 사람들의 입은 말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것이 세상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서 더 큰 소리로 외치고, 더 많은 말을 늘어놓아도 될만한 사람들은 도리어 말 없는 침묵의 자리를 더 찾아갑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자신의 입이 침묵할 때 하나님의 말씀이 더 크게 들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에는 야곱의 아들인 요셉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요셉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에 대하여 알고 있습니다 어릴적 형제들에게 미움을 사게 되어 애굽으로 팔려가고, 그곳에서도 기구한 팔자로 감옥에 갇히게 되는 말 못할 삶을 살게 되지만, 극적인 생의 역전이 이루어져 애굽의 총리가 된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 말입니다


    5

    그러나 간단히 요약하기에는 그의 인생 이야기의 무게가 너무나 크게 다가옵ㄴ다 요셉의 생도 참으로 기구합니다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습니다 어머니가 네명이나 되는 복잡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그 사이에서 태어난 형제들은 저마다 미움과 시기와 갈등 속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다 본문 37장 4,5,8절에는 형들이 그를 미워했다는 말이 계속 반복됩니다

    37:18 ~ 19 절은 ‘그들이 요셉을 멀리서 보고 죽이기를 꾀하여 서로 이르되 꿈꾸는 자가 오는도다’

    형제들의 미움과 증오는 어느새 굳은 살처럼 굳어졌고, 끔찍한 대화를 나누게 되고 맙니다 


    아버지의 편애에 더하여 형제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증오를 키우게 했던 것은 요셉의 꿈자랑이었습니다 잘난 척하는 요셉의 꿈 이야기가 형제를 살인하고자 하는 악마를 키워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서슬퍼런 형들의 끔찍한 범죄행위 앞에서 요셉은 침묵합니다 그리고 하나님도 그 대목에서 아무런 말씀을 하시지 않고 나타나시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침묵속에서 요셉의 생명도, 또한 닥쳐올 흉년속에서 한 가정의 생존을, 그리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맺으신 언약을 요셉의 인생을 통하여 묵묵히 이루어가시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계십니다


    6

    그래도 할말 못하며 사는 인생이 억울하십니까 ? 예수님을 보십시오 주님은 늘 세상의 이야기에는 침묵하셨습니다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거친 세상 권력과 욕망의 지배당해 하나님 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앞에서도 묵묵한 걸음만 옮기고 계십니다 이사야는 이런 주님의 모습을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과 같아 보인다고 했지요

    어떻게 주님은 그렇게 침묵하시며 걸으실 수 있으셨을까요 ? 무조건 인내하고 참아내는 것이 성숙한 신앙의 길이라서 이를 물고 버텨내신 것일까요 ? 내 속은 타들어 가고 분노가 일어나고 할 말이 넘쳐나지만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품의를 지켜내시려고 입을 다물고 계셨을까요 ? 주님은 자신의 침묵과 자신의 죽음을 짊어지신 아버지 하나님께서 묵묵히 인류 구원의 역사를 이루고 계심을 보셨습니다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온통 끌어안으시고 세상을 사랑하셔서 멸망하지 않도록 하시기 위한 이야기를 쓰고 계신 아버지를 신뢰하셨기에 침묵하실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향한 믿음입니다 

    비록 할말 못하는 억울한 삶이지만, 할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속에서 일하고 계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침묵할 수 있는 것이 믿음인줄로 믿습니다


    성서일과에 이어지는 복음서 마태복음 14:22 ~ 27 은 배를 타고 거친 물결속에 두려워하던 제자들은 그들을 구하시려 다가오시는 주님을 유령이라고 놀라 허둥대기만 합니다 사람들과 떨어져 홀로 기도하시던 주님과, 거친 바다를 향해 바삐 노를 젖고 있던 제자들, 세상을 이기는 힘은 바삐 노를 젖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조용히 주님 앞에 앉아 기도하는 것, 신앙의 힘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과 삶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에 자기 꿈을 두고 묵묵히 그 길을 걸어내는 사람, 가슴이 너무 얕아 그 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단순하게 미워하고 시기해 버리는 사람입니다 우리들에게 열려있는 생의 모습입니다 어떤 것이든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교회에 다닌다는 사실만으로 내 믿음을 낙관하시지 마십시오 동생요셉을 미워하고 그 꿈을 시기했던 사람도, 아니 살인까지 서슴치 않고 기도했던 이들이 바로 아브라함의 후손, 이삭의 손자, 야곱의 아들들이었습니다

    언약의 후손이어도 미움과 시기에 마음을 점령당해 자신들의 믿음을 지켜내지 못하는 사람들… 예수님의 제자이면서도 믿음이 없어 시끄럽기만 한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이 땅의 교회들은 세상으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피리를 불어도 사람들은 춤추지 않고, 교회가 곡을 해도 함께 울어주지 않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제대로 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빈 수레처럼 요란하고 시끄러운 자리를 피하시고, 강한 손으로 내 삶을 붙드시고, 펴신 팔로 감싸안고 가시는 하나님을 믿으십시오 지금은 침묵 가운데 주님을 바라보아야 할 때입니다  할 말 못하며 살아가야하는 세상속에서도, 여전히 신실하신 걸음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믿으셔서, 빈 수레처럼 내 말하는 자리보다, 침묵하며 살아냄으로 주님을 말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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