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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천원'짜리 거리감...
    목회 일기 2018. 11. 2. 15:58




    엊그제 있던 일입니다 설교를 위해 말씀을 묵상하고 있었습니다 

    윗층에 새로 이사오기 위해 공사하는 분주함이 어수선해 귀마개를 꼽고 앉아있던 터에

    집중하는 시간을 비집고 누군가 교회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어눌해 보이지만 연신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이기 위해 애쓰는 분이었습니다 

    고아원 출신이라는 그이는 여느 방문자와 다를 없는 익숙한 방식으로 다가왔지요

    말투, 표정, 과장된 우호감의 표시하지만 그런 애씀도 눈에는 그저 안쓰럽기만 합니다 

    친절과 감사, 과장된 우호감이 모두 상대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으려 익숙해진 몸부림이었을테니 말입니다


    멀리 마석에 있는 공동체로 들어가 생활하게 되었다는 그는, 저녁에 떠나려고 하는데

    기도 받고 커피 한잔 마시고 나서 이동하려한다고 했습니다 

    정말 목사에게 축복 기도를 부탁하기 위해 올라왔던 것인가 보다 싶으니, 뻔한 수법? 꿰뚫어본 듯 당당해 하던 속좁고, 빠른 마음 들킨 같아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릅니다


    맘으로 그의 길을 향해 주님의 평화와 복을 빌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기도가 마쳐져도 동안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치 없는 목사가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고 말았던 것입니다 

    차비가 필요하답니다 

    미안하고 민망한 마음에 카드 한장 넣고 다니는 요즈음 형편을 주억거리며 말하면서 양해를 구해야만 했습니다


    계속해서 미소띄며 이야기하던 그의 얼굴에 온기가 사라지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립니다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나가 배웅하며 인사하지만 눈도 마주치지 않습니다

    참으로 민망합니다


    그의 눈에, 나는 자신보다 초라하고 못난 목사였던가 봅니다 차비 한장 쥐어줄 만큼도 돈이 없느냐?고 타박하는 듯한 표정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하지만 낯설은 그와 사이가 몇푼만으로도 극과 극사이의 이질감 만큼 거리감이 느껴질 있음에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그래서 쓰던 쓰지 않던 지갑속에 5천원 짜리 한장씩은 넣어가지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 욕하는 이들이나, 없는 가난한 사람이나, 돈에 관심없는 살아가는 이들 모두, 결국은 때문에 벌어진사람 사이매꾸지 못한 , 끌려다니는 불쌍한 인생인 같아 서글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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