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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의 프로크루스테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2021. 8. 18. 10:12

    '현대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영국의 풍자만화 잡지 펀치(Punch)에 실린 삽화, 존 테니얼, 1891년

     

     

    프로크루스테스는 ‘잡아 늘이는 자’라는 뜻을 지닌 이름이다. 그는 또 ‘유해한 자’라는 뜻의 폴리페몬이나 ‘얌전하게 하는 자’라는 뜻의 다마스테스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포세이돈의 아들로 알려진 프로크루스테스는 아테네 인근 케피소스 강가에서 살았다. 이곳에 그는 여인숙을 차려 놓고 손님이 들어오면 집 안에 있는 쇠 침대에 눕혔다. 쇠 침대는 큰 것과 작은 것 두 개가 있었는데, 키가 큰 사람에게는 작은 침대를 내주고 작은 사람에게는 큰 침대를 내주었다. 그래서 키가 침대보다 커서 밖으로 튀어나오면 침대의 크기에 알맞게 머리나 다리를 톱으로 잘라내고, 작으면 몸을 잡아 늘여서 죽였다. 테세우스는 이 악당의 여인숙에 들어가서 그를 똑같은 방식으로, 침대 밖으로 튀어나온 머리를 잘라서 죽였다.

    오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어디에 있을까?

    '세상이 그렇고, 저 사람이 그렇고....'

    아마도 저 끔찍하고 흉물스러운 괴물을 보면서 우리는 또 다시
    부정의하고 몰인정한 세상을 향해, 늘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 타자들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말테지만,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는 순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내 눈안에, 내 마음안에 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라고 만다.

    내 눈은 늘 세상을 깨진 세상을 만들고,
    내 마음은 그렇게 늘 다른 이들을 무언가 부족하고 엉터리 같은 불구로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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