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사순절 셋째 주를 보내며 ...
    목회 일기 2018. 3. 6. 19:19



    1

    사순절 셋째 주를 지나는 요즈음 평안하신지요 ?


    우리 주변에는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이들이 있습니다

    가난과 질병,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은 인류의 역사 곳곳에서 발견되어지는 아픔입니다 그리고 이 아픔을 성경은 ‘죄인’들의 땅,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앞에 놓여진 인간 삶의 실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아픔, 절망, 슬픔에 대한 공범자로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한편에서는 고통당하는 이들에 대하여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장애? 때문에, 관심조차 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아픈 이들을 향해 타박하는데 익숙합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일처럼 여기며 마음을 쓰고, 도움을 주고, 나누고 섬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애당초 다른 이들에게 마음 조차 주지 않는 이들은 그들의 선택의 몫 만큼 스스로의 됨됨이가 평가받게 되니 정직?한 사람들이라고 해야할까요 ?


    2

    그런데 이들과는 전현 다른 모습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타자의 아픔과 고통의 삶을 인식은 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돕기에는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쉽지 않고, 내 몫을 지불하는 것이 아까운 부류입니다 이들의 입은 늘 인애와 자비를 말하지만 그들의 몸말은 첫번째 부류의 사람들과 동일한 곳에 있습니다 그러니 정직하지도 못합니다 그저 남들 앞에서는 그럴듯하게 보이고 싶을 뿐, 그들의 언어속에는 진심이 읽혀지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속내가 들춰지는 것이 불편한 이들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고통속에 있는 이들 때문에 함께 아파하며 자기 희생과 섬김의 손을 내미는 이들을 향해 불편한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현명해 보이고, 효율적이고, 계산적으로도 이득이 남는 분명한 명분을 근거로 내세웁니다 

    가난한 이들을 어떻게 다 먹일 수 있느냐?며 가르치기도 하고, 너희만 선하고 옳은 이들이냐며 타박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들이야 말로 실상 아픈이들을 더 아프게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3

    정작 문제는 교회입니다 

    여전히 교회도 가난한 이들, 아파하는 이들을 보며 왜 그렇게 사느냐?고 타박하는데 익숙합니다  모욕하고 모독하는 언어, 미움과 증오, 비아냥을 담은 언어에 익숙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가 규모에 관계 없이 그렇게 세속적 가치에 익숙해져 왔습니다

    사랑과 자비를 말하지만 정작 노숙인이나 방문자들이 교회 문을 두드리는 것을 그닥 반기지 않습니다 작은 교회를  찾는 방문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큰 교회는 우리를 싫어한다’는 말입니다

    나눔과 섬김을 이야기하지만 쓰고 남은 것이나, 내 몫을 챙기고 난 나머지를 ‘기꺼이’라는 선심으로 포장할 뿐, 나에게 소중한 것을 나누는데에는 가슴이 떨리고 인색합니다


    기껏 기특한 생각을 할라쳐도, 어느새인가 교회의 이름을 내거나, 사람들의 관심을 사거나, 교회를 채우는 도구로  사용하려는 얄팍한 목적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부흥’이라는 목적을 위해 사랑도 자비도 인애도 도구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느새 부끄러움 조차 잃어버려, 선행도 도구로 잘 활용하는 이들은 수완이 좋고 능력이 있는 이들로 인정하고 칭찬합니다 하지만 서로들 내심으로는 부럽고 시기심도 차오르지만 애써 친절한 웃음 속에 누구에게 들킬라 속 마음을 숨겨둡니다


    4

    거룩한 공교회? 속빈 강정 같은 말이 되어버린지도 오래입니다 

    서로가 반목하고, 신뢰할 수 없고, 내것 나누기가 아까운 이들에게, 적당히 나누어 갖자는 사고관으로는 ‘내 새끼 잡아먹고 너 살으라’는 복음에 터 잡은 공교회란 단어는 늘 해석될 수 없는  불가역의 언어일 뿐입니다 


    교회의 가치관과 사고가 이런식으로 굳어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잘 속는 것이 가난한 이들이, 힘이 없는 이들이, 작은 교회가 늘 깨끗하고 피해자라고 하는 선입견입니다

    작은 교회라고 해서 건강한 것이 아니고, 큰 교회라고 해서 타락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작은 교회는 타락할 기회가 작고 그러니 눈에 잘 띄이지 않고, 큰 교회는 타락할 가능성과 위험이 더 크니 눈에는 더 잘 띄게 되는 정도일 뿐입니다

    너는 무조건 나쁘다라고 표적 삼는 이들중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몸으로 삶으로 선행을 베풂에 인색하지 않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제것 나눔에 안색이 바뀌면서도 가진 사람들이 문제라고, 큰 교회가 문제라고 비난에 익숙한 사람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5

    사순절입니다

    사순절은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걷는 신앙의 계절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길은 온전한 희생, 숭고한 사랑의 길입니다 십자가를 따라 걷는다는 것은 자꾸만 자기를 비우고 자기를 죽여가는 길입니다  이재철 목사님의 ‘사도행전속으로’라는 책에 수천명 기독교인들의 통성 기도 소리가 스님 한분의 목탁 두드리는 소리나 독경소리에 담긴 내공만 못했다는 음향전문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탐욕을 채우려는 소리는 제 아무리 크다고 해도, 자신을 비우려는 고요한 소리의 무게를 이겨낼 수 없습니다 


    주님은 인류를 구원하심에 있어, 조건을 셈하거나, 갚을 능력이 있는지도, 그것이 내게 유익함이 있는지도 고려치 않으십니다 그는 언제나 파산된 죄인들의 친구이십니다

    그분을 닮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를 죽이는 습관으로부터 돌아서, 나를 죽이는데에 주저하지 않는 계절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십자가는 ‘자기부인’을 경험하는 길이지 않습니까 ?


    6


    내가 발견되는 십자가라면 제 아무리 크고 화려하더라도 우리가 따르는 십자가일 수 없습니다 

    탐욕에 가려진 두 얼굴을 걷어내고 우리의 심령을 더욱 깨끗하고 투명하게 빚어가는 사순절이야만 합니다

    정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오늘 내가 짊어지려는 십자가가 맞는지,

    정말 우리가 사랑과 자비와 인애의 주님을 따르는 이들인지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목회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감'하지 못하는 '공감'  (0) 2018.04.14
    내가 '지금' 목사로 살아가는 이유 ...  (0) 2018.03.10
    '공감'하는 사람이 '영적인 사람'입니다  (0) 2018.02.18
    통증있는 오후  (1) 2018.01.17
    누워서 침뱉기 !?  (0) 2017.08.13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