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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감'하지 못하는 '공감'
    목회 일기 2018. 4. 14. 14:56


    1

    사람들은 자신의 결핍과 부족함을, 일반화라고 하는 도그마속에 감추곤 합니다방어기제라고 해야할까요 ?

    소리치는 사람은 내재된 두려움을,

    관계를 내세우는 이들은 관계를 깊이 맺지 못하는 한계를,

    친절함과 착함? 드러내려는 사람은 자신안에 있는 불친절과 무감각을,

    무던히 많은 의미없는 말을 내뱉는 사람은, 자신의 드러남을 견딜 없는 빈약한 자존감을,

    사람은 정직해야한다는 일반화를 말함으로, 자신의 부정직함을 감추곤 합니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아픔과 상처, 혹은 비어 있는 허무와 직면하는 것을 괴로워하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니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는데 익숙한 존재이기는 합니다 


    2

    그런데 감추는 것이침묵으로 이어지지 않고, 방어기제로 되려 소리로 드러내기 시작하면 허위와 자기기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자기기만을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할 만큼 무뎌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반화, 교리화, 교권화의 말을 뱉는 이들의 살아가는 방식이 그러합니다

    나는 옳다라는 지독한 오만함과 아울러,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저지르는 그릇된 행동패턴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이나 바리새인들의 모습이 이와 같습니다 병자를 고치고, 가난하고 상처받은 이들과 함께 하며, 귀신들린 자에게서 귀신을 내어 좇으시는 예수를 책망하고 나무랍니다 안식일에는 그리하면 않된다고 말합니다 연약한 이들과 담을 쌓던 자신들의 민낯을 일반화, 교리화된 율법으로 감추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함으로, 예수를 박해하면 수록 자신들의 인애가 없는 민낯은 신실함이라는 가면으로 덮어집니다


    3

    얼마전 가벼운 커피타임중에사람의 태도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담아 듣는 것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유독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어떤 목사님께 들었는데, ‘공감이야 말로 최고의영성이라고 합니다 최고의공감 바로 예수님이시죠 !”


    맞는 말입니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말입니다 수년전 개인글에 실었던 표현이기도 했고, 반복하며  되새기는 문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금 들리워진 말이 여간 불편하게 들리는 것입니다


    세월호를 이야기하거나 옹호하면, 뺏지를 차고 다니면 빨갱이라는 식의 서슬퍼런 사상검열이 몰아치던 즈음에???, 세월호 사건에 관해 함께 이야기 나눌 때에도, 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하는 예배에 함께 하자고 권할 때에도, 침묵하며, 조용히 자리를 피하던 모습이 기억이 되니 안타깝습니다 


    가장 가까이 하던 이의 아픈 이야기에 개인적으로 무심하다가도, 군중의 혹은 집단의 이야기속에서 더없이 친절하게 걱정스런 표정으로 다가오던 기억이 떠오르니 불편합니다


    나보다 못한 이들에게 냉정하고 엄한 그의 행동이, 나보다 높은 이들 앞에서의 없는 친절로 감추어지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가난하고 힘들어하는 동료들과 후배들, 함께 없는 주머니 사정을 안타까이 여기기 보다는일처리 마음쓰며, 차가운 한마디 날카로운 아픔을 주던 모습이 기억이 되니 슬그머니 화가 나려고도 합니다


    예수라고 하는 신앙의 도그마로 일반화함으로, 나도 예수를 믿는다는, 내가 목사라는 사실로부터 곧장 나도공감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말을 통해 그가공감잘하는 사람이라고 이해합니다


    4

    공감 멀리 있는 이들에게가 아닌 가까이 있는 이들, 

    나와 함께 하지 않는 이들의 자리가 아닌 내가 함께 하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발현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예수를 사랑한다고 하는 말이,

    곁에 있는 이들을 사랑하고, 가까이 하는 이웃을 사랑하는 말로 이어져야 하듯이 말입니다


    나아가 불우한 이웃을 사랑한다라는 일반화의 언어는 생명력이 없습니다

    내가 걷는 보도 한켠에 힘들게 피어나는 작은 하나에 안타까움을 가지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되어지는 언어이어야 합니다


    예수는 하늘 위에서도 인간을 사랑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는, 낮음을 향해, 가장 처연하고 절망스러운 땅의 자리에서 인간을 사랑했습니다


    나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것이 먼저입니다

    내게 솔직해 지는 것, 나 자신과의 사이에서 먼저 '공감'되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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