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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름'을 생각하게 하는 '벚꽃'
    목회 일기 2018. 4. 17. 16:36



    오늘 새벽 예배 차량운행을 하면서 오던 길이었습니다 지난주까지 만해도 흐드러지던 벚꽃이 한주만에 눈발처럼 쏟아져내리고, 어느새 푸른 잎새 기운이 가득한 것을 보니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벚꽃은 허무함이 베어있는 것 같아’... 짧게 내뱉은 말이 아내의 귀에 들렸는가 봅니다


    그런데,

    ‘열심히 피어내주고 이제 잎이 피어내게 했으니 기특하잖아요’ ... 아내의 답변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것을 보면서도 참 다른 해석입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세상임을 모르는 바 아니며, 수 없이 말해왔었는데 오늘 새벽에는 아내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뒤끝이 입안에 남습니다

    너도 나도 다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해석의 기준점은 분명히 있어야만 합니다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해석할 것인지 말입니다 그 기준을 상실해 버리고 표출되는 해석은, 어느새 내 주관을 객관화시키고, 타인을 내 기준에 맞추도록 강요하고, 혹은 틀에 맞지 않는 것들을 불편해하기 마련입니다 


    로마서 12장에서 바울은 첫 시작을 ‘하나님의 기뻐하시고 온전하게 하시는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분별의 주체는 ‘나’이지만, 분별의 기준은 분명 ‘하나님의 뜻’입니다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를 이해하려고 풀어내려고 애쓰고 수고하지 않은 채, ‘나’의 판단에 하나님의 뜻을 수단화시킬 때가 많습니다

    어느새 내뜻이 하나님의 뜻으로 둔갑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것으로 변질됩니다


    더욱이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라는 말도 협의의 종교언어로 오해됩니다 '이 세대'라는 말의 독일어에는 '시대 정신'이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본받지 마라는 말이지요 이 시대를 뒤 덮고 있는 가장 강력한 시대정신은 무엇일까요 ? 돈이 우상이 되어 모든 것을 돈의 가치로 전락시키는 유물론적 사고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분명합니다! 돈, 가치, 효용성, 집단, 규모를 중시하는 것이 시대정신을 좇는 길이며, 이에 반해생명을 존중하고, 살려내는 일에 치중된 사고야 말로 성령에 매인 생각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자신은 이런 속임에 너무 잘 속고, 또한 속임에 너무 무력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더 큰 소리로 외칩니다 ‘너희 자신을 산 제물로 드리라’

    내가 죽어야 합니다 성령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아내를 통해 배움이 기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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