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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수에게, 예수는 나에게목회 일기 2016. 8. 27. 11:48
지거 쾨더 : "착한 목자"
1
개인적으로 그림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나 명작을 한눈에 알아볼 만큼의 내공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선과 채색으로 표현되는 작가의 많은 이야기가 한장의 그림속에 담겨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도 하고,
또 그렇게 글 없이 가만히 작가의 마음을 헤아려보며 나눌 수 있는 대화?가 또한 좋은 이유다
설치 미술, 구성, 추상화 같은 류는 작가의 마음을 헤아리기에 얇팍한 지식 때문에 좋아하지를 못하고,
그렇다고 또 너무 사진처럼 사실주의에 철저히 입각한 완벽해보이는 그림도 좋아하지 않는다
작가의 상상과 해석이 베어있는 그림이 좋고, 투박한 그림이 좋고, 따듯한 그림이 좋다
지거 쾨더의 예수님 그림은 그런 면에서 마음에 쏙 든다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완벽한 영화배우가 아닌, 시장에서, 동네에서 만날 법한 얼굴이 편한 것처럼, 일단 그림이 전하는 말투가 친근하다
그리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림에 나와있는 모두의 얼굴이 묘하게 닮아 있음을 보게 된다
하다 못해 예수님 어깨에 들리워진 '길 잃은 양'의 얼굴도 예수님을 닮아 있지 않은가 ?
2
마태복음 16장 13절을 보면, 가이사랴 빌립보에 이르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지시는 장면이 등장한다
'예수께서 빌립보 가이사야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물어 이르시되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이 본문을 두고 설교도 많이 했고, 묵상도 많이 했지만 역시나 이 본문속의 주님의 질문은 늘 내게로 향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너에게 나는 누구이더냐?'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주님의 자비하심으로 무탈하다면 내일도 나는 예수를 믿는 자일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주님의 질문은 늘 껄끄럽기만 하다
주님 자신이 아닌, 오늘 나에게 있어서의 주님은 누구이실까 ?
나의 상황, 여건, 또한 나의 연약함속에서 해석되어지고 계신, 그분은 과연 오늘 나에게 누구이실까 ?
내게 있어 그분은, 바울이 말처럼 얼굴과 얼굴을 마주 대하던 그 때 과연 동일하신 분일까 ?
3
하버마스는 '인간은 되어가는 존재'라고 말했다고 한다
어제의 내가 되어진 존재가 오늘의 나이며,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내가 되어갈 것처럼,
예수는 또한 그렇게 내 안에서 늘 주님이 되어가고 계신다
그러고 보니 제자들을 향하신 주님의 질문이 껄끄러운 이유가 있었다
'나는 주님께 누구일까?'
라는 자신을 향한 반문 때문이었다
나는 주님을 닮아가고 있는 이일까 ? 아니면, 주님과 전혀 다른 얼굴 짓고 있는 사람일까 ?
지거 쾨더의 그림이 다시 떠오른다
그림속에 있는 잃어버린 양의 얼굴처럼, 나도 주님의 얼굴을 닮아가고 있는 사람일까 ?
그림속에 모두가 사랑의 마음으로, 따스한 미소짓고 있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주님의 미소를 닮아 있을까 ?
오늘도 나는 주님의 모습 닮아가고 있는 '누군가'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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