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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님의 큰 계획 ???
    목회 일기 2017. 8. 2. 18:35


    많은 설교자들의 설교 (* 나 자신이 행한 설교문을 모두 점검해 볼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 )에 줄곧 선포되고 이야기되어지는 '자신의 때가 아닌, 자신의 바람이 아닌, 하나님의 때, 하나님의 뜻에 맞추어 가자'는 이야기들,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것을 주시고, 꼭 필요한 만큼 채우시며, 반드시 응답하시는 하나님' 이라는 말이 또한 어떻게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의 방법, 하나님의 때, 하나님의 뜻' ...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과 의미의 소중함은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무비판적으로 사용되어지는 이 단어들의 용례속에 두가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주의해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 책임적 인간의 상실입니다

    베뢰아 김 00 목사라는 이가 있습니다 소위 '귀신론'이라는 것으로 꽤 유명?했던 이입니다 전형적인 이분법적인 신앙의 틀안에 갇혀, 모든 어둡고 잘못된 일들의 원인이 '귀신'의 장난이라고 치부하는 견해입니다 그렇게 되면 삶의 주체로서 사람의 책임은 사라지고 맙니다 모두 귀신 장난이기 때문입니다 귀신만 아니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라고 툴툴 털어버리면 그만입니다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방법도 이와 같은 프레임의 구조안에 사용됩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뜻이 되어 인간이 삶속에 져야할 책임은 사라집니다 아니면 반대로 인간은 늘 하나님의 뜻 (이라고 가르치는 대로) 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며 이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자학하는 신앙을 반복해야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 자학은 집단에 의해, 혹은 개인적으로 상대를 향한 정죄와 비난


    둘째, 지향하는 하나님의 뜻과 방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는 의도가 선하지 않습니다

    대체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 대부분 교회 공동체에서 이야기하는 하나님의 뜻은 '선교', 또는 '부흥' (대부분 양적인 성장에 몰두하겠지만.. )에 대한 기대감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야', '하나님이 이루셨어'라는 표현들이 실상 얼마나 많은 '나'와 '우리'의 목적의 타당성이나 명분을 위해 사용하고 있을까요 ? 공동체의 활성화 (부흥)을 위해 개인의 자율과 자유를 하나님의 뜻 (공동체의 목표)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도구로 사용되지는 않고 있을까요 ?

    묻고 싶습니다 우리의 일상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하는 내일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뜻에 대하여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 ?


    또한 묻고 싶습니다 대체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방법, 하나님의 때는 누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


    셋째, 예수께서 요구하셨던, 그의 나라와 그의 뜻을 협의적으로만 해석할 위험도 있습니다

    둘째 논거와 겹치는 부분입니다 오늘 교회 현실에서 인식하고 있는 하나님의 나라는 대부분은 죽어서 가는 '천국'으로,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의는 '예수 믿어 구원받게 하는 선교나 전도'로 이해되곤 합니다 

    하지만 성경에 드러나 있는 하나님의 나라는 이렇게 협의적이지 않습니다 성경이 소개하는 하나님의 시선은 '이 세상'이지, 교회나 신자됨만을 한정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하나님의 통치는 기독교의 부흥이 아닌,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불법과 불의를 무너트리는 실재력으로 이해되어야만 합니다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왜 ? 예수인지에 대한 답을 고민해보지 못한 앵무새 신앙만을 양산하는 우리들 현실의 문제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편협한 시선으로부터 비롯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원의 문제가 죽음 이후라고 하는 내세적 문제로만 인식되는 한, 그렇게 외쳐대는 '오직 예수'는 얼마나 공허하고 빈약한 구원의 조건일 수 밖에 없는지 자문해 보아야하지 않을까요 ?


    넷째, 기복주의를 심화시킵니다 

    대부분 소원 성취나 자신의 욕망을 이루려고 하는 신앙에 대하여는 비판적일 것입니다 성경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하나님의 뜻이나 때라는 거창한 문구로 겉을 치장했을 뿐, 결국은 '더 좋은 것' 얻으려고 하는 기복적 신앙에 천착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마치 만원 주고 사려고 했는데, 옆집에서 5천원만 받으니 얼마나 유익인가 ? 라고 만족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죠웰 오스틴이라는 미국의 한 대형교회 목사의 천박함을 비난하면서, 오히려 더 교묘히 우리의 신앙과 사고안에 자리잡고 있는 기복주의와 세속주의에 민감해져야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숨쉬고 살아가는 땅에 헐벗고 굶주린 이들, 고통받는 이들, 상처받고 있는 사람들, 삶의 소망이 깨어져버린 이들을 돌아보지 못하면서, 교리와 교권의 권력에 기대어 자신이 하나님인 듯 '우리'라는 폭력의 힘으로 세상을 난도질하는 자리에 예수의 사랑이, 그가 불태우며 바라 보았던 하나님 나라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내세로 치환해 버리니, 예수를 구원이라고 떠들어 대어도, 결국 오늘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구원을 '돈'이나 '명예' '성공'으로 밖에는 경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심하게 말해서 '돈 없으면 굶어 죽습니다' 이 말이 천박하게 들린다면 내게 있어 예수는 과연 어떤 구원의 실체인지 자문해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여전히 성공을 향해, 여전히 성장을 향해 몸부림 치고 있는 모습이 그것을 '구원'으로 여기고 있음을 스스로 알지 못한 채, 답을 얻지 못해 교회를  떠나는 이들을 향해 '믿음' 없다고 비난하는 일만 반복됩니다


    예수를 주로 믿고 따르는 기독교 신앙은 '나'를 위한 복만을 구하는 기복주의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불법과 부정의, 폭력이 지배하는 땅에서 신음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복이 임하기를 구하며 기복하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예수가 걸어냈던 십자가를 지향하는 삶이며, 그러한 삶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는 것이며, 그것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길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하나님의 은총앞에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서고 있는지 우리들 신앙의 자리가 무겁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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