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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멈춤'이 '행함'보다 큽니다
    성서의 거울 앞에 2019. 5. 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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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은 인간에게 있어서 버거운 짐인 것만은 사실이다 하루의 생계를 위해 매일 아침 천근만큼이나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인격적 모욕이 기다리는 치열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보통의 우리에게 노동의 현장은 버거운 짐일 밖에는 없다

     

    하지만 실제로 활동하고 움직이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멈추고, 기다리고, 잠잠히 머무는 것입니다 

    일상의 우리는 50분을 땀흘리는 것만큼이나 5분간 절대 침묵 가운데 머무는 것을 힘겨워합니다 

     

    살아 있기에, 움직이는 것이 마땅한데, 의지적으로 멈춘다는 것은자아 주체성을 부인해야만 가능하니 힘겨운 것은 당연합니다 매주일의 주님을 향한 한번의 온전한 예배로도 만족하지 못한 , 무언가 주고 받고, 팔고 사는 시장판처럼 요란해야, 내가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해야만 무언가 해내고 있다는 만족을 경험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이 말씀과 기도, 예배에 집중하는 것을 대단히 어려워합니다 그리고 무기력하게 여깁니다 그러니 교회 현실은 행사나 모임, 표면적 체험에 집중하게 되나 봅니다 

     

    2

    새벽설교로 선택된 역대상 17장을 읽다가 온전함에 대한 생각에 붙들리게 되었습니다

     

    역대상 13장부터 17장까지 계속해서 역대기 기자의 시선은 언약궤를 둘러싼 다윗의 주변을 떠나지 않습니다

    주님을 향한 순전한 갈망을 가지고 있던 다윗이, 우여곡절 (웃사의 죽음과 같은) 다윗성으로 언약궤를 모셔왔습니다 흐뭇했을까요 ? 아니면 누구도 선뜻 해내지 못했던 일을 이루어낸 자기 자신이 기특했을까요 ?

    하지만 다윗은 언약궤를 성내로 모셔온 것에 멈추지 않고 새로운 뜻을 나단 선지자에게 비춥니다

    여호와의 집을 짓고 싶습니다!’ 선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응답은 단호합니다않된다 !’

     

    다윗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담아보니 무척 섭섭했을 같습니다 악행을 저지르는 살인도 아니었고, 나라를 세워가면서, 이민족을 막아내면서 흘렸던 피흘림 때문에 하나님을 향했던 그의 순전한 마음이 거부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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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나단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들은 다윗의 반응이 낯섭니다

    16 말씀다윗 왕이 여호와 앞에 들어가 앉아서 이르되 여호와 하나님이여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기에 나에게 이에 이르게 하셨나이까유난히앉아서라는 단어가 크게 보입니다

    다윗의 이미지는 들판을 달리던 목자였고, 많은 전장에 나가 여호와의 이름을 싸움에 선봉에 서던 용사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게다가 지금 그의 순정이 하나님께로부터 거부된 불편한 상황에서 다윗은 하나님 앞에 가만히앉아있음 선택하며 머물고 있습니다 

     

    칼을 들고, 말을 달리며 전장을 누비며 하나님의 승리하심을 누리는 다윗과 자신의 모든 기대와 바람, 그리고 거절감으로 인한 불편한 마음조차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앉아 있는 다윗, 누가 위대하고 성숙한 모습의 사람일까요 ?

     

    하나님의 옳음앞에 자신을 부인할 있는 자리에 서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아무래도 하나님앞에 앉아 있는 다윗이 남달라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피흘림 때문에 성전을 지을 없다는 하나님의 말씀은 다윗을 미워하거나 그를 거부하거나 몰아낸 것이 아닌것 같습니다 그저 역사와 시간안에서 각자에게 부여된 역할과 책임이 다를 뿐입니다 다윗에게 허락된 것은 나라를 통일하고 통일 이스라엘의 기틀을 마련하는 역할이었고, 허락되지 않은 것은 성전건축이었을 뿐입니다 

     

    성경이 전하고 있는구원이란, 구원의 내용이요 표상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자기 부인, 신앙의 성숙, 제자가 되는 길등 모든 신앙언어가 지향하는 곳은나의 죽음 자리임을 기억해봐야하지 않을까요 ? 

    다윗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다보니,

    주님앞에 머물수 있는 것은, 주님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너무나 달콤한 시간이지 않았을까요 ?

     

    다윗은 주님을 참으로 사랑했던 이였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께서 유달리 다윗을 눈여겨 보셨고, 마음에 합했던 사람이라고 고백하셨음을 이야기해주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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